폭정에 맞서 싸우는 것은 인간의 권리이자 의무(중국 은나라, 미국 독립선언, 프랑스혁명)
2023. 2. 4. 11:08ㆍ파놉틱 정치 읽기
폭정에 맞서 싸우는 것은 인간의 권리이자 의무(중국 은나라, 미국 독립선언, 프랑스혁명)
중국 고대 무왕은 은나라 폭군 수에 대해 죄목을 열거하며 ‘혁명선언문’을 기점으로 폭군 방벌에 나섰다. 서경 「태서」의 혁명선언문 일부는 “① 술에 빠져 여색을 덮어쓰고, ② 포학을 감히 저지르고, ③ 사람에게 죄를 줌에 친족까지 연좌시키고, ④ 사람들에게 관직을 줌에 세습시켰소. ⑤ 궁실, 누대, 연못과 사치스러운 옷만을 오로지 밝혀 그대들 만백성에게 잔해(殘害)를 입혔고, ⑥ 충량(忠良)들을 태워죽이고” 등이다.
미국 독립선언문에도 당시 영국 국왕이 저지른 18개 항목의 죄목 리스트를 열거하며 독립전쟁의 정당성을 선언했다. 독립선언문에 적시된 죄목의 일부는 다음과 같다. “➀ 영국의 현 국왕은 공공복리를 위해 가장 건전하고 가장 필수적인 법률에 대한 동의를 거부했다. ⑧ 그는 사법권의 설립을 위한 법률에 동의를 거부함으로써 사법행정을 방해했다. ⑩ 그는 수많은 새로운 관청을 세우고, 우리 백성을 괴롭히고 그들의 재산을 먹어치울 수많은 관리 떼를 이리로 파견했다. ⑮ 그는 우리의 바다를 약탈하고 우리의 해안을 노략질하고 우리의 도시들을 불태우고, 우리 백성의 삶을 파괴했다” 등이다.
그래서 미국 독립선언문에는 국민의 혁명권을 적시했다, “지속적인 권력 남용과 침해의 긴 행렬이 미국 국민을 절대적 전제정 치하로 전락시킬 의도를 명시적으로 보일 때, 이러한 정부를 내던지고 미국 국민의 안전을 위해 새로운 수호자들을 마련하는 것은 인간들의 권리이고 인간들의 의무다.” 폭정에 맞서 싸우는 것을 시민의 권리이자 의무라고 규정한 것이다.
미국 독립선언에 뒤이어 성취된 프랑스혁명 과정에도 마찬가지였다. 프랑스 인권선언 제35조에 의하면, 정부가 인민의 권리를 침해할 때, 반란은 인민에게 그리고 인민의 권리 중 가장 신성한 권리이고, 의무 중 가장 필수불가결한 의무로 규정했다.
반란을 부추기려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진정 자유롭고 평등하게 살아가는 기본 조건을 말하려는 것이다. 권력의 폭압으로부터 자유, 이것이야말로 인간 삶의 기본 전제다. 이것이 무너지면 자유는 사라지고 평등은 붕괴한다.
이를 알았기에, 고대 중국에서 무왕이 수라는 폭군에 대해 혁명을 선언한 것이고, 18세기 중후반 미국이 영국의 국왕에 대해 죄목을 열거하고 독립을 선언한 것이고, 18세기 말 프랑스 인민이 왕의 목을 베고 자유와 평등을 선언한 것이다.
21세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우리는 자유롭고 평등한가? 중대한 질문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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