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묘한 하늘, 기괴한 국정운영

2023. 8. 27. 19:04파놉틱 정치 읽기

 

오묘한 하늘, 기괴한 국정운영
(7월 18일 북한산 하늘)

 

하늘은 오묘하다. 다양한 무늬와 색깔, 모양 그리고 흐름을 시시각각 만들어낸다. 다양한 물(物)들의 관계에서 우리의 눈에 드러나는 하늘은 때로는 신비하고, 아름답고, 스산하고, 공포스럽다. 하늘은 오묘하고, 알 수 없다.
과거 동아시아의 사람들은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해 하늘에 물었다. 그 방식은 주역의 괘를 통해서다. ‘덕행구복 복서피흉(德行求福 卜筮避凶)’ 덕을 행해서 복을 구하고, 괘를 쳐서 흉을 피한다는 것이다. 현실의 삶에서 덕을 통해 복을 구하고, 미래의 흉은 괘를 통해 하늘에 물어 피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귀신을 멀리하고 현실에 충실한 삶을 추구하는 것이 삶의 기본이었고, 단,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해서는 겸허하게 하늘에 묻고 흉을 피하려고 했다. 미래의 복을 구하려면 현실의 삶에서 덕을 행하라는 것이다.
덕을 행해야 한다. 작년 수해 당시 반지하 서울 주민의 죽음, 159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태원 참사, 14명의 목숨을 앗아간 오송 참사까지 국가와 정부는 존재하지 않았다. ‘각자도생’이 시대를 대표하는 용어가 되어가고 있다. 민생은 더욱 어려워지고, 가계부채의 폭탄은 째깍째깍 다가오고 있다. 국민의 죽음 앞에서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정부, 그 많은 참사 앞에 한 번도 사과하지 않는 정부, 이 기괴한 국정운영은 이해가 불가하다.
덕(德)은커녕 악(惡)을 행하는 대통령과 정부를 어떻게 할 것인가? 맹자는 “제후가 사직을 위태롭게 하면 제후를 갈아치운다. 희생이 살찌고 재물이 풍성하고 깨끗하고 제사를 때맞춰 지냈는데도 한발과 큰물이 지면 사직을 갈아치운다(諸侯危社稷 則變置. 犧牲旣成 粢盛旣絜 祭祀以時 然而旱乾水溢 則變置社稷)”고 했다. 이것이 반정(反正)이고 역성(易姓)이다. 반정은 왕을 바꾸는 것이고, 역성은 사직을 갈아치우는 것이다. 즉 역성은 시대를 바꾸는 것이다. 기괴한 국정운영을 막고, 새로운 시대에 대응할 역성의 힘을 키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