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오류 팬덤(fandom)의 팬텀(phantom)

2020. 12. 24. 12:16파놉틱 정치 읽기

 

무오류 팬덤(fandom)의 팬텀(phantom)

 

내가 아는 그 사람은 절대 그럴 리가 없어.

그 사람을 비난하는 그 자가 틀렸어. 그 자는 적이야.

내가 아는 그 사람은 잘못된 일을 했을 리 없어.

그 사람이 잘못이라고 주장하는 그 자가 틀렸어.

그 자가 바로 적이야.

 

두 진영의 무오류 팬덤이 성곽 안에 진영을 짜고 전쟁을 벌인다.

무오류의 유령은 각 성곽 안에서 주문을 외우고 주술 판을 벌인다.

양 성곽 밖의 사람들은 귀를 때리는 주문과 눈을 찌르는 주술 판에 갈 못 몰라 헤맨다.

 

2020년 성곽 밖의 사람들은 코로나19를 피해 마스크를 쓰고 숨을 헐떡인다.

2020년 성곽 밖의 사람들은 양 성곽의 전쟁 때문에 삶이 무너지고 있다.

상을 준 사람은 주지 않았다고 하고, 원본은 사라졌고, 상을 받은 사람은 받았다고 주장한다. 상을 받았으니 입시를 위해 스펙으로 제출했고 합격을 했다고 주장한다.

그렇게 1년 3개월 공성전이 벌어졌다.

양측 모두 마뜩찮은 재판부의 판단이 내려졌다.

앞으로 두 번의 또 다른 판결은 남아있다.

한 쪽은 재판부를 공격하고 한 쪽은 쾌재를 부른다.

 

민주주의란 게임을 만든 것은 그 도시의 모든 이들이었고,

그들이 돈 모아 내보낸 대리인들이 만든 법으로 구성되었고,

그 법으로 채용되어 독립적으로 일을 처리했는데 믿을 수 없단다.

원초적인 자기통치와 자기입법을 부정하는 행위다.

그렇다면 다시 그 룰을 바꾸자고 하는 것이 맞다.

삼권분립을 혁파하자. 게임의 룰을 완전히 바꾸자.

그건 혁명의 외길이다.

그렇다면 재판부를 공격할 것이 아니라 혁명을 외쳐야 한다.

1987년 CA의 제헌의회처럼 말이다.

아니면 2심을 열심히 준비하면 된다.

그렇다고 지금까지 수집된 증거와 증언을 변조할 수는 없다.

그것을 뒤집을 증거와 증언을 수집하고 변론을 정교하게 만들고,

법정에서 자신을 위해 변호하면 된다.

재판부를 거스르는 그 어쭙잖은 묵비권과 팬덤 층만 호명하는 SNS 날리기가 아니라 말이다.

 

성곽을 지켜야 한다는 일념으로 기승전 전쟁의 정치를 외치는 사이

영소상공인들은 망연자실 미래를 잃어가고 있고

막노동이라도 해야 가족 먹일 수 있는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고 있고

여전히 가난한 자들은 스스로 목숨을 끊어 곤궁함을 마감하고 있다.

 

무엇을 위해 성곽을 지키는가?

이제는 거울 앞에 돌아와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그럴 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