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8. 16. 15:50ㆍsensitivity
토마 피케티의 『자본과 이데올로기』 중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사민주의자들이 빈곤층 아이들의 교육을 자기네 아이들의 엘리트 코스만큼 신경써왔노라고 설득하지 못하는 그 무능력이(이것이 별로 놀랍지 않은 이유는 사민주의자들이 교육 영역에서 정의롭고 투명한 정책을 진정으로 발전시켜왔던 적이 없기 때문인데) 분명 사민당이 어쩌다 고학력자들의 정당이 된 건지 그 이유를 상당 부분 설명해준다.”
2000년대 초반부터 벌어진 한국사회의 교육정책의 문제점, 신자유주의 방식의 교육정책이 사회에 침투하고 경쟁과 능력 위주의 교육철학이 주류가 되었던, 하지만 그 바탕에는 부모의 자산능력이 바탕이 되는 기존 계급‧계층 부류가 장악한 교육 시장, 또 한 축은 새롭게 부를 축적한 소위 두뇌에 좌파와 신자유주의 논리가 공생하는 새로운 계급‧계층이 만들어갔던 교육 시장, 이 둘은 상층부의 위와 아래를 채우면서 또 다시 경쟁과 능력의 교육철학을 강력하게 방어했다. 하지만 경쟁과 능력은 겉껍데기고 교육대상의 가계 구성원의 자산과 지위가 핵심 알맹이인 그런 교육시스템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강고한 성벽이 되었고, 그 수혜는 고스란히 그 부모와 자식에게 돌아갔고, 당연히 이들은 기존의 엘리트였고 새로운 엘리트가 되었고 되어 가고 있다. 우리가 목도하는 ‘조국 전장관의 문제’도 어쩌면 이런 측면에서 바라봐야 발견될 수 있을 것 같다. 왜 독재와 싸웠고 그 어려운 시기에도 대학 다니며 배웠다는 ‘분들’이 그렇게 조국 前장관과 가족들을 걱정하는지, 바로 자신의 모습이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어떤 사람은 당연한 일이 사법 처벌의 대상이 되는 것에 화가 났을 것이고, 어떤 사람은 그런 몰골이 모두 드러나는 것이 두려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토마 피케티는 불평등의 중요 원인으로 교육 불평등을 들고 있다. 적어도 이 시대 불평등에 반대하고 좀 더 평등하고 정의로운 사회로 대한민국이 가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이 문제에 대한 정치적 결단과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다.